밤잠을 설쳤다. 꿈을 꾸다 깨고 다시 자각하면 다른 꿈이었다. 자고 깨고를 계속 반복했다. 꿈 또한 너무나 허무맹랑하고 단편적인 것들의 반복이었다. 이전에 가끔 꾸던 꿈들과 달리 오늘의 꿈들은 현실과 비교하면 너무나 맥없고 가벼운 것들이라, 잠깐 깨는 순간마다 꿈인지 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기상하는 느낌 자체는 다소 피곤하긴 하였으나 평소보다는 깨끗한 편이었다(수치로만 8시간을 잤으니 당연하긴 하다).

 

아침 8시 반에 콘서타 18mg을 물과 함께 마셨다.

 

오전은 어제와 비슷했다. 일을 처리함에 있어 실수도 없고 다른 일을 하고 나서 원래 일로 바로 돌아왔으며, 원래 약간씩 주저하며 미루던 것들도 즉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점심은 어제와 같이 마시는식사 한병으로 퉁쳤다. 다리떨기는 여전히 하고 있지만 커피를 마시고 양다리를 떨던 어제와는 다르게 그냥 한쪽 다리만 떨고 있다. 머리는 살짝 띵한 정도다. 이틀 동안 먹은 게 마시는 식사 두 병 뿐이라 칼로리 부족이 약간 걱정되었다.

 

오후도 어제와 비슷했다. 평소라면 밍기적거릴 일들을 거침없이 진행했다. 머리가 얕고 꾸준히 띵한 것은 어제와 같았다. 어제와 다른 점이라면 직장에서의 일상 대화가 조금 늘었다는 것 정도이다.

 

4시 30분쯤 약기운이 떨어지기 시작했다(조금씩 산만해지고 배가 고파지고 있다). 어제는 커피를 마셔서 그렇게 된 게 맞았나 보다.

 

이후 딴짓이 조금씩 늘었고 그래도 이전에 비해 이정도면 충실하게 일했다는 느낌이 들어 오후 5시 20분쯤 적당히 마무리했다. 배는 계속 꼬르륵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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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이후는 평시 대비 상대적으로 좀 더 피곤하다. 사지에서 힘이 다소 빠지고 손가락 잔근육들을 움직이기 조금 어려워진 느낌이 든다(힘이 세세하게 전달되지 않는 느낌이다). 일상에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다소 불쾌한 기분이다.

전체적으로 ADHD 증세들(충동성, 주의집중)이 살짝 심해진 기분이 든다. 주의집중력은 복용 이전(완전 쌩몸때)보다도 줄어든 것 같다. 배가 고프긴 하지만 이틀 굶다시피 했다고 해서 과하게 먹는 건 또 이 기회(먹는것 자체를 줄여서 체중조절을 할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육개장 큰사발면 2개+참치 한 캔만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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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55분. 평시 대비 몇 배는 피곤하다(금요일 저녁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이전에는 여느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퇴근하는 순간 기운이 생생해졌는데 지금은 거의 녹초가 되어 게임조차 손에 별로 잡고 싶지 않다.

 

게임 나부랭이들과 인터넷 커뮤니티 들여다보기가 시간 낭비라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게 주어진 짧디짧은 시간들을 이런 것들로 낭비하는 게 지대한 손해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평상시의 주말은 새벽 4시가 넘도록 컴퓨터질을 하다가 쓰러져 오후 4시가 되도록 잠이나 자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번 주는 주말도 평일처럼 8시 기상을 시도해 보려 한다. 업무가 아닌 개인 시간에서 콘서타 18mg을 먹는 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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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시쯤 메이플을 다시 시작하고 오히려 피로가 가셨다. 살짝 띵한 느낌은 있으나 축축 처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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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57분. 오후 11시 알람으로 자나팜정 0.5mg를 먹었다.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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