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 속에서 잠깐 붙잡은 끈은 천을 묶어 만든 것이었다. 끈을 따라 매듭을 넘어가면 색이 바뀌었다. 끈을 붙잡으며 따라가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끈은 사라지고 색깔만이 흐트러질 뿐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끈도 색도 온데간데 없었다.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리니 무지개색은 얇은 안개의 띠처럼 퍼져, 회색의 공허에 엷은 색을 더하고, 형태를 잃었다. 공허가 다소 풍성해졌고, 곧 다시 공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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